[창직칼럼] 마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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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효과란 부유한 사람은 점점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흔히 우리말로는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로 요약되며 경제학적으로는 자본의 확대 재생산을 뜻한다. 이것은 신약성경 마태복음 25장 29절 “무릇 있는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에서 왔다. 경제 뿐아니라 정보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유년 시절에 어휘력이 풍부했던 아이는 나중에도 어휘력이 점점 더 풍부해지지만 어휘가 빈곤했던 아이는 어른이 되어도 어휘가 빈곤해진다. 그러므로 어릴적부터 어휘력을 향상시키려는 생각과 노력이 요구된다. 어휘는 어떤 일정한 범위 안에서 쓰이는 단어의 수효를 말한다.

혼다 토모쿠니Honda Tomokuni는 일본인이면서 한국인이다. 2000년부터 한국에 살면서 봉사하는 기쁨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그와 대화를 해보면 한국인보다 더 풍부한 한국말 어휘력을 갖고 있음을 금방 알게 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은 물론이고 우리의 속담이나 은어도 거침없이 이해하고 말한다. 어휘력 뿐 아니다. 유머 감각도 탁월하다. 9988234를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이삼)일 앓다가 죽는 것이라고 했더니 혼다씨는 99881234란다. 99세까지 88하게 1(일)하면서 23세 아가씨와 4(사)귀겠단다. 기가찬다. 이런 엄청난 어휘력과 유머감감은 과연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혼다씨가 기억력이 좋기도 하지만 필자가 관찰한 바로는 독서를 많이 하고 하루에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벤트에 빠짐없이 참석해서 끊임없이 갈고 닦는게 비결이 아닐까.

어휘력은 당연히 독서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독서에 그치면 어휘력은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다. 강연과 글쓰기가 병행되어야 한다. 필자의 경우만 봐도 젊을 때는 독서를 거의 하지 않았다. 전공서적을 읽어보는 정도였다. 그러니 글을 쓸 이유도 없었고 강연은 더더욱 하기 어려웠다. 46세에 퇴직하고 50대 들어 늦깎이로 독서하고 글쓰고 강연하기 시작하면서 필자가 생각해도 어휘력이 조금씩 늘어났다. 지금은 매월 10편의 칼럼을 쓰면서 수시로 네이버 사전과 위키피디아를 찾게 되고 단어나 문장의 의미를 차곡차곡 익혀가고 있다. 그리고 이런 게 재미있고 신기하기도 하다. 이제 곧 세 번째 책이 나온다. 책은 참 고마운 물건이다. 필자가 곤히 잠자는 시간에도 책은 세상을 떠돌아 다니며 필자를 홍보한다. 

어휘력을 늘리려면 글을 써야한다. 강연을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량을 늘려야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대화해야 한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이다. 자다 깨어보니 풍부한 어휘력을 가졌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자신이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어휘력을 키울 수 없다. 많이 읽고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말하면 어휘력이 좋아진다. 유사 단어를 찾아보기 위해 유의어사전을 수시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을 쓰면서 같은 단어를 반복하지 않고 유의어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어휘력은 달라진다. 27개월 된 필자의 손자는 이제서야 말문이 트이는가보다. 서툰 말이지만 반복해서 말하며 하루하루 어휘가 늘어난다. 열심히 노력해서 할아버지와 멋진 대화를 하게 될 날을 기대한다.      

출처: 오늘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