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직칼럼] 변화의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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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일상이 된 지금 서두르지 않고 느긋한 변화는 의미가 없다. 변화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조금 늦더라도 언젠가 변화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했다면 마치 버스가 지나가고 손 흔드는 격이 되어버린다. 예전에 변화의 속도에 느렸던 시절에는 그래도 문제가 없었다. 조금 더 생각해보고 행동으로 옮겨도 크게 뒤지지 않으면 따라갈 수 있었다. 오히려 차근차근 준비해서 변화하면 준비없이 먼저 변화를 시도했던 경우보다 앞설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왜냐하면 한번 변화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또 수시로 변화해야 하는 숙명적인 상황 앞에서 점진적 변화는 그만큼 뒤떨어지고 낙후될 뿐이기 때문이다. 기다렸다가 마지막 순간에 변하는 것보다 변화를 먼저 경험하고 또다시 새로운 변화에 도전하면 훨씬 더 융통성 있게 변할 수 있다.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변화가 이제는 죽느냐 사느냐로 귀결된다. 과거에는 변하지 않아도 조금 뒤쳐지기만 할 뿐이었지만 지금은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생존의 문제가 된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해 심사숙고할 겨를조차 없이 다음 변화의 물결은 어느새 바로 코 앞에 다가와 있다. 그리고 변화도 옛날에는 어느 정도 패턴이 있었다. 그래서 변화를 예측하기가 비교적 쉬웠다. 그런데 지금은 예측을 불허하고 어떻게 변할지도 막상 겪어봐야 알 수 있다. 그러니 직접 변화를 겪어보지 않으면 다음 변화를 대비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아직 겪어보지 않은 변화를 프리뷰 해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없다. 왜냐하면 변화 그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앞으로 살아가는데 지장이 많을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진 사람은 변화를 즐기는 유형이다. 소위 오지라퍼들은 변함 없음을 지루하다고 생각한다. 필자 주변에는 오지라퍼들이 많다. 지난해 만난 메디치사회연구소 혼다 토모쿠니 소장은 대표적인 오지라퍼다. 얼마전 필자가 진행한 서울시 50플러스 1인창직 과정을 수강하면서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많이 봉사할 것인가를 연구한 끝에 메디치사회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는 서울대에서 국어교육학과 석박사를 수료할 정도로 한국인보다 한국말을 더 잘하는 열정의 아이콘이다. 탁월한 어휘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의 사전에 뒤로 미루는 일은 없다. 언제나 지금 바로 실행으로 옮긴다. 가히 빛의 속도다. 변화를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이제 10년 후 미래 예측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5년도 보장 못한다.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세상에서 슬기롭게 살아남는 법은 바로 유연성이다. 주위 환경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순순히 받아들이는 순발력과 적응력이 요구된다. 십여년 전 토요타 자동차 견학을 갔을 때 해보고 생각하자는 공장 내 구호가 새삼 떠오른다. 그건 생각하고 해보자가 아니었다. 이제 변화를 생각하고 해보자고 한다면 한템포 늦다. 일단 한번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실행에 옮겨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아차하는 순간에 타이밍을 놓치면 변화의 시대에 뒤쳐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남들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먼저 변화를 시도하면서 생각하자는 말이다. 정말 세상 많이 변했다.